
범죄도시 시리즈는 2017년 1편부터 2024년 4편까지 연속 천만 관객 돌파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세웠습니다. 제작비 대비 압도적인 수익률과 함께 한국 영화사에 길이 남을 성과를 달성한 이 시리즈는 코로나 이후 침체된 극장가에 활력을 불어넣었습니다. 하지만 4편에 이르러 완성도 저하와 식상함이라는 한계가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이 글에서는 범죄도시가 천만 관객을 사로잡은 핵심 요소와 함께, 시리즈가 직면한 과제를 분석합니다.
마동석 캐릭터의 독보적 매력과 한계
범죄도시 시리즈의 가장 강력한 흥행 요소는 단연 마동석이 연기한 마석도 형사입니다. 178cm의 체격에 전직 헬스 트레이너 출신답게 성인 남성 머리만 한 팔뚝을 자랑하는 그의 피지컬은 한 방 한 방 시원한 타격감으로 관객들에게 쾌감을 선사했습니다. 특히 "싱글이야?"라는 애드리브로 탄생한 명대사는 마동석 특유의 순발력과 센스를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 되었습니다.
마동석은 단순히 우락부락한 액션 배우가 아닙니다. 동문서답을 하는 엉뚱 미와 특유의 입담으로 웃음을 주고, '마요미' 또는 '마블리'라고 불릴 정도로 귀여운 면모까지 갖췄습니다. 김혜수가 "마블"이라고 칭했을 정도로 넘사벽 피지컬과 엉뚱한 코믹함, 귀여움을 동시에 가진 독보적 캐릭터를 만들어냈습니다. 이는 할리우드의 드웨인 존슨과 흡사한 이미지로 '코리안 드웨인 존슨'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독보적 캐릭터성이 역설적으로 한계가 되고 있습니다. 굿바이 싱글, 시동, 챔피언 등에서 다양한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주었지만, 액션 장르에서의 임팩트가 워낙 강해 '또동'이라는 말까지 등장했습니다. 비슷한 캐릭터의 연속, 이미지 겹치기로 인한 부작용이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특히 1편에서 쏟아졌던 "진실의 방으로", "누가 5야" 같은 신선한 명대사들이 4편에 이르러서는 크게 고갈된 모습입니다. 아이디어 부족과 식상함이 여실히 드러나면서, 마석도라는 캐릭터 자체가 1편부터 4편까지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는 점이 시리즈의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감독 교체에 따른 연출 스타일 변화
범죄도시 시리즈는 각 편마다 감독이 바뀌면서 연출 스타일에도 변화가 있었습니다. 1편을 연출한 강윤성 감독은 46세에 찍은 첫 장편 영화로 대박을 터트렸습니다. 강윤성 감독의 강점은 인물의 개성을 잘 표현하고 그 인물 간의 얽히고설킨 재미난 관계 설정이 탁월하다는 점이었습니다. 디즈니플러스 드라마 카지노에서도 입증된 바 있습니다.
1편에서 강윤성 감독은 마석도와 장첸뿐만 아니라 전일만을 비롯한 광수대 형사들, 진선규가 맡은 장첸의 오른팔 위성락, 장이수, 장의수, 안성태 등 주변 인물들 각자의 개성을 살리고 이들 간의 이해관계 및 갈등 상황을 재미있게 설정했습니다. 누구 하나 버려지거나 들러리 신세가 되는 일 없이 전부 매력적으로 그려냈고, 중간중간 적절한 유머로 자칫 너무 진지해질 수 있는 영화에 유연성을 부여했습니다. 액션 역시 묵직한 타격감을 잘 살렸고, 편집도 과하지도 늘어지지도 않게 적절했으며, 롱테이크로 긴장감을 주는 방식도 인상적이었습니다.
2편과 3편을 맡은 이상용 감독은 1편의 조감독 출신으로, 강윤성 감독의 스타일을 계승하면서도 새로운 시도를 했습니다. 2편에서는 건물 복도나 엘리베이터, 버스 안 등 좁은 공간에서의 격투 신을 매튜 본 감독의 킹스맨을 연상시키는 롱테이크와 빠른 편집으로 연출해 오락성을 극대화했습니다. 3편에서는 마동석 액션에 복싱을 접목하고, 강렬한 펀치 장면에 진동 효과를 주는 등 임팩트를 높였으며, 네온 조명과 명암 대비를 활용한 스타일리시한 화면 연출로 채드 스타헬스키 감독의 존 윅을 연상시키기도 했습니다. 다만 화면이 너무 어둡고 장면 전환이 빨라 디테일을 살리지 못했다는 단점도 있었고, 1편에 비해 스토리가 진부하고 메인 빌런의 카리스마가 줄어들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4편을 맡은 허명행 감독은 정두홍 무술 감독의 제자로 18년간 신세계, 범죄와의 전쟁, 부산행 등의 무술 감독으로 활약했습니다. 범죄도시 1편부터 3편까지도 무술 감독으로 참여했기에 액션만큼은 확실히 보장된 선택이었습니다. 실제로 마동석의 임팩트 있는 액션은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4편 직전 마동석과 함께 찍은 황야가 네이버 평점 4.89점을 기록하며 조악한 스토리 전개와 허접한 개연성으로 혹평받았던 전력이 불안 요소였고, 그 우려는 범죄도시 4편에서도 어느 정도 현실이 되었습니다.
범죄도시 4편의 아쉬운 완성도
범죄도시 4편은 액션은 준수했지만 스토리, 빌런, 카타르시스 측면에서 아쉬움이 많았습니다. 메인 빌런으로 등장한 김무열의 백창기는 아저씨의 원빈을 연상케 하는 화려한 단도 액션을 선보였지만, 너무 작위적인 범행 모습과 개연성 떨어지는 행동 패턴으로 완성도가 아쉬웠습니다. 특히 마지막 마석도와의 격투신에서 비행기 내부라는 협소한 공간 때문에 백창기의 특기인 스피드와 화려한 움직임이 봉인당했고, 2대 1 상황에서도 너무 허무하게 패배하면서 긴장감이 떨어졌습니다.
이동철 배우가 연기한 장동철 역시 IT 업계 천재라는 설정에도 불구하고 시종일관 얼빠진 농담에 깐죽거리는 모습만 보였습니다. 수천억에서 수조 원의 이권이 걸린 코인 상장을 추진하면서 겨우 인터넷 불법 도박장 지분 10%를 두고 백창기와 티격태격하다가 결국 허무하게 죽는 등, 개그 캐릭터로서도 빌런으로서도 중途半端한 인물이었습니다. 심지어 마석도와는 단 한 번의 마주침도 없었습니다.
무엇보다 범죄도시 시리즈의 핵심인 카타르시스가 크게 약화되었습니다. 1편의 장첸은 무고한 시민들, 특히 어린 학생을 위협하는 장면으로 강한 분노를 유발했고, 2편의 강해상 역시 일반인과 형사, 심지어 어린아이까지 해치며 관객의 감정 이입을 끌어냈습니다. 반면 4편의 백창기는 범죄자들끼리 물고 뜯는 장면이 대부분이었고, 민간인을 해치는 장면이 있었지만 묘사가 미약해 카타르시스를 느낄 만큼의 분노를 유발하지 못했습니다.
사용자가 지적한 것처럼 마석도 캐릭터의 존재감과 시원한 액션은 여전하지만, 전개가 예측되어 긴장감과 몰입도가 떨어졌습니다. 악역의 배경과 설정은 흥미로웠지만, 캐릭터의 깊이와 내면적 변화가 부족했던 것입니다. 1편에서 크게 웃음을 주었던 광수대 팀원들의 케미도 약화되었는데, 특히 전일만 반장의 부재가 컸고, 3편부터 등장한 이범수 팀장은 그저 배경 인물 수준에 그쳤습니다. 개그 역시 초롱이 같은 홈런급 웃음 포인트 없이 키킥 정도의 한 타만 몇 개 있었을 뿐이었습니다.
결론
범죄도시 4편은 직전 3편보다는 낫다는 평가를 받지만, 1·2편의 완성도에는 한참 미치지 못하는 평작 수준입니다. 천만 관객을 달성했지만 그에 걸맞은 완성도를 갖췄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앞으로 이어질 후속작에서는 단순히 마석도가 악당을 때려잡는 공식을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악역의 내면과 깊이를 더하고 스토리의 개연성을 강화하며 새로운 연출 시도를 통해 시리즈에 활력을 불어넣어야 할 것입니다. 사용자의 바람처럼 악역의 배경과 설정은 유지하되 캐릭터의 변화와 내용의 깊이가 더해진다면, 범죄도시 시리즈는 진정한 명작 시리즈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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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범죄도시 4편 왜 흥행할까?: https://youtu.be/qHsoUlk3zr8?si=XXi0OSZxRno2rA46